최불암은 영어 문장을 이렇게 해석한다고 합니다. ‘Yes, I can. 그래, 나는 깡통이다.’ ‘How old are you? 어떡하냐, 너 많이 늙어서.’ ‘I go to church. 내가 처치하러 간다.’ 이런 영어 해석을 하면,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대충 영어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면 사람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도 최불암처럼 하나님을 황당하게 만드는 성경 해석을 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 말씀입니다.
출 34장 21절 “너는 엿새 동안 일하고 일곱째 날에는 쉴지니……”
우리는 이 말씀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일주일 중에 육 일은 세상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일은 교회에서 많이 봉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야. 맞습니까? 이 해석은 히브리 원어가 한가지 이상의 뜻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내린 황당한 결론입니다. 한글로 일하고라고 번역된 히브리원어 ‘아바드’에는 ‘일하다, 종, 봉사하다, 예배하다’라는 뜻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바드’는 ‘엿새 동안 세상에 살 때, 하나님의 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봉사하고 예배하는 일을 하라’는 뜻입니다. ‘평일에는 우리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걸 인정하고,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에 우리의 시간과 물질과 몸을 당연하게 내놓으라’는 겁니다.
또, 한글로 ‘쉴지니’라고 번역된 히브리 원어 ‘샤밧’에도, ‘그만두다, 제거하다, 경축하다, 쉬다’는 뜻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샤밧’은 ‘주일에는 우리를 기쁘게 만드는 세상 오락을 그만두고, 하나님을 직접 만나는데 걸림돌이 되는 죄를 제거하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진정한 안식을 경험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예배만 잘 드리면, 제대로 주일을 지킨 거다라는 공식은 틀린 것이지요. 예배는 주일을 지키는 것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주일은 하나님이 우리의 노동을 착취하는 고생스러운 날이 아닙니다. 축복을 부르고, 영혼의 에너지 충전을 받는 즐거운 날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을 하는 존귀한 날입니다. 하나님과 하루 종일 대화하면서, 엿새 동안 쌓였던 영혼의 스트레스를 푸는 날입니다.
아르헨티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 공원에는 약 247개의 빙산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빙산은 녹는 속도가 빨라서, 매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신비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곳 빙산의 색깔은 하얗고 파랗습니다. 왜냐하면, 얼음이 흰색과 파란색만 반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흰색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처럼 한 가지 색깔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빛속의 모든 색깔 즉 무지개 색깔이 다 합쳐진 겁니다. 그러니까, 흰색은 세상풍파를 다 이기고 깨끗하게 살아남은 거룩한 색깔인 셈이지요. 파란색은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색깔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파란색은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색깔이고, 피곤한 일상생활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색깔이랍니다. 또 지나간 삶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색깔이고, 잘못한 것을 반성하게 돕는 색깔이랍니다.
저는 생명력 넘치는 성도도 빙산처럼 흰색, 파란색만 흡수하고 살아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엿새 동안은 거룩한 하얀색처럼 세상에서 치열하게 예배자의 삶을 살고, 존귀한 날인 주일에는 파란색처럼 온전히 하나님 안에 쉬면서 감사와 회복을 체험하는 삶을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세상 사람들이 하얗고 파란 성도의 삶을 보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성도에게 바라는 진짜 하나님의 소원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