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가끔 그들을 보호해주고 더 좋은 걸 주려는 엄마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서 억울해하고 슬퍼하고 마구 화를 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성도인 우리도 종종 하나님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서 억울해하고 슬퍼하고 화를 버럭 낼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뭐라고 말씀할까요? 빌레몬서에서 그 답을 찾아봅시다. 로마 감옥에 있는 바울은 동역자 빌레몬에게, ‘내가 아들로 삼은 오네시모를 너에게 보낼 테니까 사랑으로 대해주라’고 편지를 보냅니다. 도대체 오네시모가 누구길래, 바울이 아들이라고 표현했을까요요?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오네시모는 빌레몬의 노예였습니다.
심지어 오네시모는 빌레몬 집에서 뛰쳐나와 로마로 도망친 죄인이었습니다. 성경학자들에 따르면, 오네시모는 빌레몬의 재산을 훔쳐 도망을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네시모가 바울을 어떻게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바울이 오네시모를 아들로 삼은 것입니다. 더 기가 막힌 건 바울이 빌레몬 집으로 오네시모를 보내면서, 오네시모 때문에 입은 모든 손해를 대신 갚아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바울은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사랑 받는 형제로 대하라고 했습니다. 또한 바울은 자신을 영접하듯 오네시모를 영접하라고까지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명령을 내리고 부리던 노예를 지금부터는 위대한 사도 바울처럼 섬기라고한 것입니다. 우리가 빌레몬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억울한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빌레몬은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기고 있는데 바울이 죄 짓고 도망간 오네시모를 똑같이 동역자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빌레몬은 바울이 자기와 의논도 하지 않고 자신의 노예였던 오네시모를 아들로 삼았다는 편지를 받고 섭섭한 마음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빌레몬은 바울에게 왜 나만 희생해야 되냐고 안 따졌습니다. 빌레몬은 바울이 시키는 대로 오네시모를 사랑으로 대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결과가 생겼을까요? 교회사를 보면 평생 사람들의 눈을 피해 죄인으로 살아야 할 오네시모가 에베소교회 감독으로 충성하며 살다가 순교하는 하나님의 귀한 종이 됐다고 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교회사를 보면 오네시모는 빌레몬이 사랑으로 대한 후부터 바울의 편지대로 바울과 빌레몬에게 많은 유익을 주는 사람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평생 빌레몬 마음에 찝찝한 사람으로 남을 오네시모가 평생 빌레몬 마음에 기쁨과 감격을 주는 사람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뿐인가요? 빌레몬이 바울 말대로 사랑하니까, 빌레몬 스승인 바울도 기뻐하며, 평안해했습니다. 빌레몬이 마음에서 들리는 억울한 소리, 섭섭한 소리에 귀를 닫고 의지적으로 사랑했기때문에 오네시모도, 바울도, 빌레몬도, 교회도, 하나님도 기뻐하는 윈윈상태를 경험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내가 지금 너와 함께 생활하라고 붙여준 이웃들만이라도 의지적으로 사랑해 보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 “너의 사랑을 받고 변화된 이웃은 너와 함께 윈윈상태를 경험할 것이다. 너의 사랑을 받고도 변화 안되는 이웃은 나의 은혜를 놓치지만 너에게는 내가 더 큰 은혜를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믿음도 없고 문제가 많아 보이는데, 하나님이 복을 많이 주는 것같은 사람을 보면 우리는 마음이 상합니다.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을 주변 사람들과 교회의 유익을 생각해서 싫어도 용서해야 되고,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될 때 억울한 마음이 생깁니다. 수시로 나를 자극하고,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교회 일을 해야 해서 괴로울 때도 있습니다. 입만 벌리면 열 불나게 만드는 남편과 아내, 자식을 평생 참으면서 살아야 하는 게 미치도록 싫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하나님의 의도가 이해 안되고, 억울하고, 슬프고, 화가 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상처 주고,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웃들을 의지적으로 사랑해 보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제안입니다. 왜냐하면 의지적으로 사랑 안 하면 원망과 상처를 가진 채로 불행하게 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의지적으로 사랑 안 하면 가정이 위태하고 교회에 문제가 생겨서 나도, 이웃들도, 가정도, 교회도 불행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더 좋은 것을 주려고 우리에게 의지적으로 사랑해보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는 복을 우리에게 이미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의 신령한 복도 이미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를 너무나도 신뢰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할 수 있다면 이제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제안에 의지적으로 순종해 봅시다. 그럼, 우리를 통해 가정도, 이웃도, 교회도 상생하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윈윈기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