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부모
우리 나라에는 유난히 ‘헬리콥터 맘 앤 대디 (helicopter mom & daddy)’가 많은 것 같습니다. ‘헬리콥터 맘 앤
대디’는 자녀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멤돌며, 자녀들의 모든
일에 간섭하고 해결해 주는 과잉보호 부모를 말합니다. 자식들이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서관에 줄을 서 주고, 30살이 넘은 자식이 감기가 걸리면 자식 대신 회사에 결근 전화 통보도 해 주고,
자식 대신 회사로 찾아가 사표도 제출해 주고, 심지어 취업에 탈락한 자식을 대신해
항의까지도 해준답니다. 심지어, 믿음이 좋다는 부모들도 이렇게 한다고
합니다.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 줘서, 자녀들이 훌륭한 믿음의 사람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한다구요.
그렇다면, 사무엘을 낳은 한나는 어떤
엄마였을까요? 한나는 아들 사무엘이 아무것도 모르는 1살 전후 갓 젓을 뗀 영아시절에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전에 그를 바친 비정한 엄마입니다. 당시 성전을 맡고 있던 엘리는 아들을 달라고 간절히 울며 기도하던 한나에게 술취했다고 면박을 주고, 자기가 앉아 있던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죽을 정도로 영적으로 무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엘리에게
한나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아들 사무엘을 맡기고, 오히려 하나님께 경배를 했다고 합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한나는 사무엘의 human right를 완전히 무시하고, 최악의 교육 환경 속으로 아들을 집어 넣은 최악의 엄마입니다.
그러나, 한나는 사무엘이
하나님의 일을 위해, 하나님이 생명을 주어서 탄생하게 한, 하나님의
기업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사무엘은 자신이 배 아파서 낳은 아들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소유란 것을 알았다는 말입니다. 겉으로는 한나가 엘리에게 사무엘을 맡긴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녀는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이 직접 사무엘을 만나고 하나님을 위한 최고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실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한나는 부모로써 사무엘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보다 하나님이 직접 사무엘을 다루는 것이 최상의 선택임을 믿음의
눈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이런 한나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부모들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사무엘, 요셉, 다윗, 다니엘, 바울 등과 같이 훌륭한 자녀를 갖고싶어서,
자녀들의 이름을 이렇게 짓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은 방금 언급한 믿음의 사람들이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며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은 후에 만들어진 하나님의 작품임을
기억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하나님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어려운 환경으로 그들을 내어 주는 것을 꺼립니다. 오히려 자녀가 힘들어 할만한 모든 환경을 조절해
주기때문에 이름에 걸맞는 믿음의 자녀로 키우지 못하고 마는 것이지요.
믿음 좋은 자녀를 만드는 좋은 부모가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 자녀들이 하나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힘들고 어려운 환경 가운데로 던져야 합니다.
스스로가 하나님과 의사소통하고,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으로부터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고 생명 안에서 왕노릇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