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서머나 교회 성도들에게 “앞으로 큰 고난을 받게 될 거”라고 예언했습니다. 예수님의 이 예언이 실제로 성취되었을까요? 물론입니다. 요한이 밧모 섬에서 이 예언을 기록한 때는 여러 설이 있지만 보통 AD 95-96년 정도로 봅니다. 그런데 이로부터 60여년이 지난 후인 AD 155년에 이 예언이 그대로 성취됐습니다. AD 155년에 당시 로마의 황제는 안토니누스 피우스(138~161년 재위)였습니다. 그럼,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가 서머나 교회 성도들을 예수님의 예언대로 핍박했을까요? 아닙니다. 안토니누스 피우스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이전의 로마 황제들로부터 심하게 폭력을 당하고 박해받은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예수 믿는다고 무조건 핍박하지 말아라. 로마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사람인지 아닌지 시험하라’고 모든 관리들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서머나를 다스리던 지방관리들이 ‘예수믿는 사람을 시험하라’는 로마황제의 명령을 오히려 예수믿는 사람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에다 예수님을 구원자로 안믿는 동족 유대인들 마저도 서머나 교회 성도들을 모함하며 로마 당국에 고발했습니다. 그 결과 서머나 교회 성도들 몇명이 감옥에 갇혔고 교회가 10일 동안, 처참한 박해를 당했습니다. 과연 처참한 박해가 어떤 것일까요? 교회사에 따르면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군중들이 모인 원형 경기장으로 끌려가서 굶주린 사자들의 밥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 놀라운 사건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사자들이 먹다 남긴 성도들의 팔과 다리, 창자와 머리가 나뒹굴고 피 비린내 진동하는 원형 경기장에서 서머나 교회의 감독이었던 폴리캅이 불에 타 순교한 것입니다.
그가 죽기 전 마지막 순간, 사형 집행관이 “그리스도를 욕하라! 그러면 그대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 라고 회유했을 때 폴리캅은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내가 86년 동안 그분을 섬겨왔지만 그분은 내게 절대로 해를 입히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나의 왕이요 나의 구주이신 그분을 욕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이 말을 마치고 곧 이어 활활 타오르는 불에 타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서머나 교회가 폴리캅이 살아있는 채로 불에 태워져 죽는 과정을 기록한 내용을 보면, 폴리캅이 화형당할 때 몸이 시커멓게 타지 않고 용광로에서 금이 달궈지는 것처럼 뻘겋게 변했답니다. 그때 그에게서 살이 타는 고약한 냄새가 아니라 향기로운 몰약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이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장에서 폴리캅이 화형당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본 불신자들조차, 예수 믿고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폴리캅은 믿음으로 하나님께 바쳐지는 번제물이 됐기 때문에 어린 양 화목 제물이 되신 예수님처럼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구원의 향기가 된 것이었습니다. 왜 폴리캅에게 몰약 향기가 났을까요? 믿음에 부요한 폴리캅이 세상을 거부하며 믿음으로 고난을 당당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을 하나님께 향기로운 제물로 드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2천년 전 서머나 교회 성도들이 사자의 밥이 되고, 폴리캅이 화형을 당하는 것과 같은 극심한 핍박은 받지 않습니다. 참 감사하지요. 그러나 각자의 삶 속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마귀가 주는 고난과 세상 유혹을 당할 때마다 폴리캅처럼 믿음 안에서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주님께 이것을 이길 힘과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됩시다.
그래서 우리 모두 이 암울한 세상에 몰약 향기를 풍기는 멋있는 성도, 정금 같은 믿음의 성도가 되어 하나님으로부터 생명의 면류관을 다 받으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