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하라
영국에는 지금도
신분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고 노는 문화가 퍼져있다고 합니다. 신분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고 노는 영국문화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분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고 노는 문화가 퍼져있는 교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도 신분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고 노는 문화가 퍼져있을까요? 로마교회를 예로 들어 질문의 답을 살펴봅시다. 로마교회는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이 섞여있는 공동체로 이방인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로마교회에 있는 정통 유대인들은 그들이 예수님과 같은 민족으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배웠기 때문에, 예수 믿은지
얼마 안되는 이방인들을 무시했습니다. 반대로 로마교회에 있는 이방인들은, 수시로 율법을 들먹이면서 그들을 판단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유대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로마교회에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사이에 갈등이 엄청 많았습니다. 로마교회는 왕족이나 귀족 같은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들과 노예들처럼 신분이 매우 낮은 사람들이, ‘나만 믿음생활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따로따로 모여서 노는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 믿기 전에는 민족이
다르고, 신분이 하늘과 땅 차이였더라도, 예수 믿은 후에는
모두가 평등하게 하나님 자녀가 됐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면 하나님이 명령한 대로 서로 사랑하고
같은 마음으로 다함께 주의 일을 해야 합니다”는 사실을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깨우쳐주며 서로 서로에게
문안하라고 권면합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도 교회에서 어떤 사람과도 문안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문안하는 걸까요? 문안하라로
번역된 헬라어 아스파조마이는 첫째 Welcome이란 뜻입니다.
Welcome은, 교회에 어떤 사람이 와도, 환영을
해야 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과거가 어떻든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면서까지
모든 죄를 용서해준 사람들이고, 그들의 죄를 판단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문안하라로 번역된 헬라어 아스파조마이는 Greet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Greet는 give a polite word or sign of
welcome or recognition to someone on meeting입니다. 따라서
문안하라는 건, 교회에서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말을 하고 환영하며 존경하는 태도로 대하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에 나보다 많이 배우고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
와도 비교하지 말고 진심으로 환영해야 합니다. 우리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그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행동해서도 안됩니다. 모든 사람에게 정중하게 말하고 존경하는 태도로 친절하게 대해야 합니다. 왜냐고요? 예수님이 벌레같이 쓸모없고, 죄에 빠져있던 우리를 아무 조건 없이 구원해줬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고 주 안에 들어오면,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많이 배운 사람도, 가방끈이 짧은 사람도 믿음으로 하나님께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문안하라로 번역된 헬라어 아스파조마이는 Pay my
respects to라는 뜻도 있습니다. 따라서 문안한다는 건 하나님이 세운 종들이나, 믿음으로 주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사용 안하고, 기도하는 사람,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문안하라로 번역된 헬라어 아스파조마이는 껴안다(Hug)라는 뜻도
있습니다. 따라서 문안하라는 건, 나만 잘 믿으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살지 말고, 함께 믿음 생활하는 식구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살라는 뜻입니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나,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만 친하게 지내면서 사랑을 베풀라는
뜻이 아닙니다. 함께 믿음 생활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계를 맺으라는 뜻입니다. 교회 식구가 좋은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교회 식구가
아프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끝까지 위로해주며 도와주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바다에 빠져 있다가 구조되어, 구조선에 타고 있는 승객이라고 상상해봅시다. 함께 구조선을 타고
있는 사람이 못 배우고 가난하다고 무시하겠나요?우리 뒤에 구조된 사람이, 배구조를 몰라 실수를 하면 왜 저 모양이냐고 판단하고, 모르는 척하겠나요? 구조된 사람들 중에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과만 얘기하고 사귀겠나요? 안할
겁니다. 오히려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고, 서로를 위로해주고, 서로서로 도와줄 겁니다. 왜냐하면 구조선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죽음의
바다에서 구원받은 동지들이기 때문입니다. 구조선은 우리가 사는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잠시 머무는 임시
대피소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와 함께 교회 다니는 성도들은,
지옥 바다에서 구원받은 동지들입니다. 교회는 우리가 영원히 살 천국에 들어가기 전까지 잠시
머무는 임시 대피소입니다. 임시 대피소에서 우리가 함께 구원받은 동지들을 어떻게 대해야할까요? 문안해야 합니다. 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서로 위로해주고, 서로 도와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