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뿔났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4일
전에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셨고 성전에 들어가셔서, 상과 의자 를 뒤엎는 대소동을 벌였습니다. 이 내용만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인자한 예수님은 온데 간데 없고, 뿔이 나 난폭한 행동을 일삼는 예수님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경 학자들은 예수님의 이런 행동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자기
기준과 판단에 따라 해석합니다. 첫째는, 예수님이 배가 고파서
이성을 잃었다는 해석입니다. 둘째는 예수님이 죽음 앞에서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 를 이기지 못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무화과나무가 예수님이 원할
때, 열매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일리는 있지만 정확한 해석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이런 행동들을 통해 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무엇일까요? 먼저
무화과나무 저주 사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스라엘 무화과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무화과는 유월절이 시작되는 4월부터(유대력 1월) 10월까지 총 5번 열매를 맺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히브리어로
무화과 첫 열매는 ‘파게’고, 이후 4번 정도 더 열리는 열매는 ‘테에나’로 각각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기대했던 것은, 무화과 잎과 함께 맺혀야 정상인 첫 열매
파게였습니다. 유월절을 3, 4일 정도밖에 남겨두지 않은
시기에 당연히 맺혀 있어야 할 파게가 없자, 예수님은 무화과나무를 저주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첫 열매가 맺히지 않으면 뒤이어 열릴 본격적인 열매도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예수님이 아셨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첫 열매가 없다고 무화과 나무를 구지 저주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화과의 첫 열매가 무엇을 상징하길래, 예수님이 이렇게까지
반응한 것일까요? 먼저 구약성경에 서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선지자 미가는 남유다가 죄악으로 멸망할 즈음에, 하나님이 구원자임을 믿는 거룩한 백성들이 없음을 한탄했습니다. 여기서
미가는 대단한 믿음의 열매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을 구원할 가장 기본적인 믿음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들을 무화과의 첫 열매로 비유했습니다. 신약에서 예수 님도 포도원 비유에서 무화과나무 열매를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한 백성’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3년간의 사역이 끝나고 곧 십자가에서 죽어셔야
되는 이 긴박한 시점에서, 아직도 당신을 구원자로 인정하는 기본적인 믿음조차 없는 사람들을 향하여 경각심을
주기 위해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한 것입니다. 열매 없는 무화과 나무가 말라 죽은 것을 보면서
빨리 당신을 믿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하나님의 심판이 틀림없이 있을 것임을 알려 주기 원하셨던 것입니다. 이제
곧 예수님이 당하는 고난과 모욕을 지켜볼 제자들이 믿음을 잃지 않기를 당부 하기 위해, 또 어쩌면 제자들
중에 예수님을 팔게 될 가룟 유다가 이 광경을 보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당신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대단한 믿음의 열매들이 아닙니다. 무화과의 첫 열매처럼,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믿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 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는 일차적 반응이란 말입니다. 세상에서 할 것 다해 보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와보니, 예수님 밖에 나를 구원해 줄 분이 없다고 인정하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것이 바로 상한 심령 곧 하나님이
원하는 믿음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외형적 신앙의 열매를
맺는 것이 하나님이 가장 원하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구원자로 고백하는 것은 옛날에 한번
울면서 했으니까,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위해 뭔가를 하지 않으면, 무화과나무처럼 벌을 받을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 잡힙니다.
그래서, 종종 기쁨도 없는
봉사를 하고, 의무적으로 헌금을 내고, 또 생색을 내면서
구제하고, 습관처럼 예배에 참석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진실로 당신을 그리스도로 인정하면 봉사, 구제, 예배, 헌금 등의 이런 외적인 열매들은 자연스럽게 맺힌다고 말씀합니다. 죄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는 인생을 살려준 예수님의 은혜가 뼈속 깊이 사무치면, 예수님이 기뻐하실 것들을
하나씩 찾아서 하게 되고, 열매들은 자동적으로 맺힌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우리의 주변 환경이 꼬여서도, 나쁜
사람이 옆에 있어서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십자가를 향한 감사와 감격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 감격과 감사만 회복되면, 우리의 형편이 어떠하더라도 기쁨과 소망이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십자가를 기억하고, 십자가로
돌아가는 첫 열매의 믿음을 가지는 우리 주만높이교회 모든 성도들이 되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