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주인공으로 사는 사람을 질투하면서 슬프고 불행하게 살면 ‘살리에리 증후군’에 걸렸다고 합니다. 주인공으로 못살면 모두 ‘살리에리 증후군’에 걸릴까요? 주인공으로
못살면 정말 슬프고 불행할까요?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면 은근슬쩍 무시하거나 자신을 더
들어나보이길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질투심이나 경쟁심으로 인해 힘들어 하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떨까요? 별반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모습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성경에 보면 실라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보게 됩니다. 실라는 헬라파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들로부터
신임이 두터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바울이 2차 선교여행에
파트너로 선택할 만큼 하나님의 일에 열심인 자였고, 또 많은 기적을 체험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그의 인생을 보면 결코 주언이 아닌 조연의 삶을 살았음을 보게 됩니다. 물론 얼마든지 주연이 되고도 남을 사람이었음에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그는 바울의 선교파트너로 바울과 동역하였지만 바울이 육신의 질병인 안질로 말미암아 글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었을 때 바울을 대신하여 각처의 성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습니다. 만약 이때에 실라가 조금이라도 흑심을 품었다면 바울을 무시하고 자신이 바울의 자리에 앉아 사람들의 이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끝까지 바울의 도우미로 살았습니다. 사도중 한 사람인 베드로는 직업이 어부였습니다. 제대로 교육을 받질
못한 베드로는 당시 통용어인 헬라어를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편지를 보낼 때 자신이 불러주는 히브리어를 누군가가 헬라어로 옮겨 편지에 적어줘야 했습니다. 이 일 또한 실라가 했다고 합니다. 실라는 헬라어를 모르는 베드로를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때도 역시 실라는 베드로를 무시하지 않고 부족한 그를 리더로 섬기는
조연으로 살았습니다. 심지어 실라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디모데를 리더로 세워주는 조연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다 실라는 바울이 고린도에서 다시 선교를 시작하자 또 바울을 돕는 도우미가 됐숩나다. 실라는 평생을 조연으로 살면서. 겸손하게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순교했습니다. 평생 주인공 한번 못하고 죽은 실라는, 살리에리 증후군에 걸렸을까요? 안걸렸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실라가 바울과 베드로와 디모데를 질투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실라는 평생 주인공으로 못 살았기 때문에 슬프고 불행하다고 느꼈을까요? 아닙니다. 실라는 죽을지도 모르는 빌립보 감옥에 갇혀서도 하나님께
찬양을 했습니다. 실라가 슬프고 불행하다고 느꼈다면, 이
상황에서 찬양을 할 수 있을까요? 못합니다. 왜 실라는, 마음만 먹으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는데도, 항상 조연으로
살았을까요? 왜 실라는 바울, 베드로, 디모데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못받는데도, 슬퍼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았을까요? 실라는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만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영광스럽다고 높임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분, 하나님만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유일한 분, 하나님만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유일한 분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세상 모든 만물과 사람들을 창조한 유일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권리를 가진 유일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인간들 뜻대로 세상을 다스리는 분이 아니라, 당신의 뜻대로
세상을 다스리는 유일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주 만물을
당신의 시나리오에 맞춰 움직이게 만드는 감독입니다. 하나님은 세상 모든 사람을 당신의 시나리오에 맞춰
인생을 살게 해서, 세상의 역사와 개인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감독입니다.
감독인 하나님은 예수님께 세상의 주인공을 맡기고, 교회를 구성하는 예수 믿는 성도들에게
조연을 맡겨서,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 믿는 모든 성도들은 역할이 크든, 작든 주인공인 예수님을 빛내며 살아야 하는 조연들인 것입니다. 실라는 그도 조연이고, 바울처럼 위대한 선교사도 조연이고, 베드로처럼 높은 교회 지도자도 조연이고, 디모데처럼 인정 받는 목사도
조연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실라는 사람들은 많이 인정 받는 일과 덜 인정받는 일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하나님은 인간들 각자에게 당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맡기고, 인간들이
그 일을 얼마나 최선을 다해 하는지로 판단한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실라 이름의 뜻이 뭘까요? 생각입니다. 내가 주인공처럼 못 살아서 슬프고 불행하다고 느낄 땐, 실라를 생각하며 모든 사람이 조연임을 확인합시다. 하나님이 내게
맡긴 역할에 감사하며. 열심히 예수님을 빛내며 삽시다.